[종이접기 책] 세계 최고의 곤충종이접기 - BUGS 벅스

BUGS 벅스 - 원 박 외 지음/종이나라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종이접기 책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세계 최고라는 말이 제목에 붙어있는 아주 자신만만한 곤충 테마의 종이접기 책입니다. 그리고 이런 자신감은 그저 쉽게 말로만 붙인 제목이 아닙니다. 먼저 간단하게 종이접기 역사를 살피면 이 책의 자신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에 종이접기 아티스트들이 한 장의 종이로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을 누가 더 실제에 가깝게 묘사하느냐를 두고 벌인 ‘곤충 전쟁(The Bug Wars)’이라는 경연이 있었습니다. 이 경연을 통해 세계 최고의 종이접기 창작 아티스트들은 전통 종이접기의 틀을 넘어 새로운 표현 기술로 한 단계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종이접기 역사에 유래가 없던 복잡한 묘사, 즉 다리와 더듬이를 가진 곤충의 세밀한 구조를 한 장의 종이로 표현하는 기술을 고안하고 만들어 내면서 종이접기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종이접기들이 바로 그 경연에 대한 헌정입니다. 그 경연 이후 지나온 20년의 세월 동안 집약된 종이접기 기술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한 장의 종이와 손만 사용해서 손만으로, 가위와 풀 같은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탄생시킨 복잡한 고급 종이접기 작품들인 것입니다.

각 종이접기 모델들은 작가별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제일 먼저 모델을 만든 작가의 사진과 간단한 경력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모델들의 커다란 사진과 함께 각각의 모델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들어있습니다. 모델을 개발한 시기나 특징에 관한 설명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부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접을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을 짚어주는 팁이기도 해서 각각의 모델의 역사, 크게는 종이접기의 역사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기회가 됩니다.

각 모델 소개 페이지에는 여느 종이접기 책처럼 접는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설명도인 다이어그램이 있을 뿐 아니라 제일 뒤에는 부록으로 고급 종이접기 애호가들을 위한 전개도(또는 크리즈 패턴 Crease Pattern)를 따로 공개하였습니다. 고급 종이접기 기술이 집약된 멋진 종이접기 모델들과 전개도가 있어 고급 종이접기 애호가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책입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 고화질 표지를 통해 각 모델의 모양을 참고하세요.

원 박(Won Park)

지폐로 접는 날갯짓하는 나비 / 지폐로 접는 잠자리

세바스찬 아레라노(Sebastian Arellano)

빈대 / 기도하는 사마귀

마크 카센바움(Marc Kirschenbaum)

모기 / 무당벌레

다니엘 로빈슨(Daniel Robinson)

가랑잎 벌레

제이슨 쿠(Jason Ku)

장수풍뎅이 / 긴꼬리 멧누에 나방

슈키 카토(Shuki Kato)

하늘소 / 날으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

로버트 J .랭(Robert J. Lang)

말벌

사진만 보아도 매우 어려운 고난도의 고급 종이접기인 것을 알 수 있듯이 아직 입문 단계에 있는 분들이 접을 수 있는 레벨은 아닙니다. 당장 접으려는 욕심에 사는 것은 추천하지 않지만 종이접기의 역사와 현재에 한걸음 다가선다는 느낌으로 알아가고자 한다면 꼭 한번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이 책에 실린 종이접기 아티스트들도 매우 유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종이접기를 하는 동안 계속 만나게 될 것입니다.